[현장 카메라]도로 막고, 주차장 장박…‘민폐 캠핑’ 몸살

2022-10-02 1



[앵커]
사람이 많이 몰리다보면 그만큼 별일도 다 생기나 봅니다.

캠핑인구가 7백 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으면서 더 이상 낭만과 여유로만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상상 불가, 상식 이하 행태가 판을 칩니다.

어느 정도인지 보시죠.

강경모 기자입니다.

[기자]
저는 한계령 도로에 나와 있습니다.

최근 이곳에 한 차박족이 도로를 막고 텐트를 설치해 논란을 빚었는데요.

캠핑과 차박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불법과 무질서한 모습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도로변에 차박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차박족이 도로 커브길을 막고 텐트를 친 사실이 논란이 되자 관할 군청이 설치한 겁니다.

과연 제대로 지켜질까.

다음날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현수막이 무색하게 차박족이 도로에 차를 세워놓고 차박을 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이현수 / 주민]
"이 길을 자주 왔다 갔다 하는데 캠핑을 하고 차박을 하고 그랬습니다. 급 커브길인데, 굉장히 위험하죠."

인천의 해안가 도로, 서해안 풍경이 고스란히 보이는 명소로 꼽힙니다.

이곳 역시 도로 한복판에 그늘막과 대형 스피커까지 놓고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포착돼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주민]
"나무에 밧줄을 칭칭 감아서 (그늘막을) 한 거 보니까 하루 이틀을 한 분들은 아니신 거 같아서, 아예 작정을 하고 온 거 같더라고요."

전국 명소 공영주차장은 차박족들이 점령한지 오랩니다.

얼마나 긴 시간 주차했는지 거미줄이 쳐있는 차량도 보입니다.

등록 야영장이 아닌 곳에서 야영이나 차박을 하지 말라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는데요.

그 앞에서 버젓이 텐트를 치고 차박을 하고 있습니다.

차박족들이 늘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걸로 기대했지만, 먹을 건 다 집에서 가져오고, 쓰레기만 버리고 갑니다.

[마을 주민]
"여기 사람들이 오는 건 좋은데 와서 뒷정리를 안 하고 나 몰라라 갔을 때는 한심스럽지."

지정된 장소 밖에서의 야영행위는 엄연한 불법.

도로 교통에 방해되는 물건을 두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 처벌도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계도에 그치는게 전부입니다.

앞서 도로에서 대놓고 차박을 했던 캠핑족들도 경찰은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경찰 관계자]
"(보통은 그렇게 치우라고 하면 끝나는 건가요.) 그게 너무 비일비재하니까 일일이 우리가 그렇게 다 단속할 여력이 없어요."

국내 캠핑 인구가 700만 명에 육박하지만 관련된 법령도, 주관부처도 없습니다.

야영장에서 하면 문체부, 계곡에서는 산림청 소관이고, 도로에서라면 경찰이 단속합니다.

지자체 안에서도 차박을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주무 부서가 제각각입니다.

[지자체 관계자]
"저희가 현수막이나 그런 거 붙여서 계도를 하고 그랬거든요. 강제로 나가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요."

비대면 시대에 대세로 떠오른 캠핑과 차박.

캠핑족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못지 않게 성숙한 캠핑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해 보입니다.

현장카메라 강경모입니다.